2024년 7월 8일 - 12일
이번 주는 이유 모를 무기력함으로 인해 많이 흐물흐물해졌던 한 주이다. 😇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 현상이 내내 지속되었던 것 같다. 이 이유를 파악해보며 나의 스트레스 요인을 알아가고, 앞으로 는 나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 지 고민해보자.
🙄 '그럴 듯한', '있어보이는' 을 경계하기
그 전에 이번 주에는 반성할 점이 있었다.
나는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며 더 근사한 결과를 내려고 한다는 것을 느꼈다.
✅ 사건 발단
월요일에는 개발 컨벤션과 기술 스택에 대한 문서를 작성하는 회의를 진행하였다. 기술에 대한 논의는 다같이 진행하였고 문서를 만드는 작업은 기술마다 인원을 분담하여 진행하였다. 나는 CI/CD 에 대한 기술과 로깅 등에 대해 맡게 되었고 기술 스택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아키텍처를 완성해서 데모데이 때 준비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경험이 있는 분야라 큰 걱정은 없었지만 코치님들에게 보여줄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심리적인 부담을 느꼈다.
다행히 그 날 하루는 코치님들의 피드백을 결과로 보지 말자. 결국에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니 피드백을 수단으로 활용하여 길게 보자. 라고 넓은 시야에서 내 감정을 정리함으로써 부담을 떨쳐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는 그러했던 것과 반대로 무의식적으로는 이 의식을 실천하지 못했다.
수요일에는 각자 알아보고 가져온 자료를 토대로 이를 합쳐서 최종 개발 문서를 만드는 회의가 진행되었다. 나는 다른 서비스에서 작성된 개발 문서를 이것 저것 참고하였고 이 기술을 써야 할 이유를 더 모르겠을 때는 ChatGPT를 써서 이유를 덧붙였다.
그 결과 이렇게 꽤 괜찮은 개발 문서가 나왔다. 이 정도면 누가 봐도 빠질 곳 없고 이해될 만한 문서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개발 문서를 만들기 위한 나의 생각과 행동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Fact) 개발 기술 스택 선정에 대한 이유를 담은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
- Feeling) 문서는 누구든지 봤을 때 그럴싸해야 한다.
- Action) 번지르르한 이유를 갖다 붙여서 기술 스택 문서를 만든다.
✅ 결과와 피드백
금요일에 데모데이 시간이 왔다. 코치님들에게 우리의 서비스 기획과 그라운들 룰, 개발 문서 등을 발표하였다. 사실 기획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지적 받을 부분이 없다고 생각해서 마음 편하게 임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개발 문서 중 기술 스택의 선정 이유를 작성하는 부분에서 지적을 받았다. 개발 문서가 아닌 보고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식의 피드백을 주셨다. 개발 문서를 왜 작성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지적을 받은 후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본질을 놓치고 보여지는 것에만 집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개발 문서 작성도 팀원들과 같이 했지만 내가 더 많이 작성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시하며 이러한 지적을 받도록 방향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내 앞에 놓인 과제를 수행하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더 나은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온 습관들이 반영된 것 같았다.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많이 유연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하지 않음에도 외부적인 이유로 리소스를 낭비하는 것을 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 평가되고 비교될 여지가 있는 결과물을 만들 때 나도 모르게 이러한 습관이 나온다.
이 사건을 통해 느낀 것은 두 가지 이다.
- 주어진 일을 왜 해야하는 지에 대해 먼저 정의하기
- 오로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파고 들기
필요를 느끼고 필요에 의해 시간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보여주기 위한 표면에만 집중하지 말고 깊이 파고들어 핵심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하자. 이러한 통찰이 있을 때 겉보기에는 부족할 수 있어도 정말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 무기력 바다에서 헤엄치기
제일 처음 언급한 것처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내내 무기력했다. 지친 상태로 아침에 눈을 떴고 매일 겨우겨우 출근했다. 원래는 6시에 일정이 끝나면 밥을 먹고 다시 알고리즘을 풀고 운동을 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우려고 노력했는데, 이번주는 그게 유독 힘들었다. 일과 시간에는 약간의 긴장 상태가 있어서 회의하는 동안 열심히 참여하지만 6시가 되면 긴장이 풀리면서 바로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감정이 지배적으로 들었다.
하지만 수요일까지는 해야할 태스크가 있었고 매일 루틴을 지키는 것을 놓지 못하였다. 그래서 멱살 잡고 해야할 일을 했고 식단도 나름 잘 지켰다. 그러다 수요일 저녁에 여느 때와 같이 저녁 먹고 할 일을 하려고 하는데 너무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에 소파에 누워 10분 동안 멍 때렸다. 바다 위에서 둥둥 떠다니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
바로 집에 가서 쉬려다가 나의 정신 상태를 본 크루들의 권유로 리프레시를 좀 하러 잠실캠퍼스로 넘어갔다. 저녁까지 남아있는 커비, 러쉬, 짱수, 몰리와 나의 고됨에 대해 털어놓았다. (시간 내준 크루들 너무 고마우 😢) 오랜만에 익숙한 크루들과 깔깔거리며 이야기하니 우선 기분이 좀 풀렸다. 다른 크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러한 기분이 나한테만 특별히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좀 놓이기도 했다.
집을 가면서 생각해보니 이렇게 빠르게 지치게 되는 원인은 잘 쉬지 않아서라는 결론을 얻었다. 레벨 3가 시작되고 팀끼리 일정을 보내기 때문에 원래 친하던 크루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이야기하며 놀기가 어렵다. 그래서 회의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할 게 없어서 알고리즘을 틈틈이 풀었다. 어짜피 잘 놀지도 못하는 거 알고리즘이라도 많이 풀자 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회의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음에도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일일이 풀어주지 못하였다. 그러한 상황들이 반복되어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로 인해 댐이 터지듯 무기력이 밀려왔던 것 같다.
다음 날인 목요일에는 할 일도 다 끝냈기도 하고 다른 팀원들도 나랑 비슷한 상태인 것 같아서 아예 자리 잡고 잡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어짜피 아무것도 못할 거 알지만 쉬더라도 의미있는 쉼을 하고 싶었다. 그 중 하나가 팀원들과 친해지는 것이다. 😋
그래서 점심을 먹고 세 시간 정도 무중력 광장에 눌러 앉아 팀원들과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백엔드 크루들 몇명도 와서 대화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뭔가 모르겠지만 무언가 해소된 기분이 들었다. ㅋㅋㅋ
그 이후로 필요한 회의를 두 시간 정도 하고 일과를 마무리하였다. 저녁에도 캠퍼스에 남아있지 않고 조조와 잠실캠 놀러 갔다가 집 가서 드라마 한 편 보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바로 잠들었다.
오늘 하루 이렇게 보내도 되나 내심 걱정되었지만 오랜만에 단순하고 가벼운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잡담하는 시간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별거 아닌 것처럼 웃는 것이 나에게는 힐링이 된다. 업무 시간에도 틈틈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리프레시할 수 있는 환경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또한 나의 무기력을 무시하고 루틴을 억지로 챙기려다 더 탈이 났다는 생각도 든다. 다음부터 이렇게 무기력 바다가 차오를 때는 그냥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
🙋♀️ 팀 회고 문화 도입하기
이번 주에는 스프린트 끝나고 팀 회고 해요🙋♀️ 라고 제안해보았다.
모두가 찬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두 명 정도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황한 나는 생각나는 대로 근거를 들어 설득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긍정적인 입장이 되도록 설득하지는 못하였고 일단 한 주만 해보자라는 결론이 났다. 나는 그들이 '회고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찬성한 것이 아니라 '우선 팀원들이 원하니까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회고를 시도하는 것이 찝찝했다. 설득에 실패한 것이 아쉬웠달까.
나는 개인 회고를 통해 많이 성장하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팀 프로젝트때는 팀 회고를 통해 팀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팀 회고를 꼭 도입하고 싶었는데 이를 실패할 위기에 처해서 어떻게 하면 다들 진심으로 이 문화에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였다. 팀원들이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잘 참여하지 않을까봐 불안하기도 했었다. 내가 주도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어떤 방식으로 회고를 할 지 부담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팀원 중 한명에게 서로에 대한 회고를 시도하였다가 아주 조금 불편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였다. 😓
이러한 고민을 금요일에 브라운조 회식에서 🐻브라운 🐻 코치에게 털어놓았다. 브라운은 팀 문화를 도입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막상 도입되지 않아도 그게 오히려 나은 상황이 있을 수 있고 도입하고자 시도한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조언이었다. 팀원들이 공감해주지 않는다면 그대로 두고 나 혼자라도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생각해도 나쁠 것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과 브라운의 조언을 통해 내 상황을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았다. 나는 팀 회고라는 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바꾸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꼭 그래야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꼭 그럴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맞고 틀린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팀에서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틀린 것이다.
라는 것을 한번 더 느꼈다. 꼭 팀 문화가 성공적으로 도입되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시도는 해볼 수 있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통제하려 하며 팀 관계가 틀어지는 것보다 유연하게 포기하고 넘어가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시도하고 노력하였다는 것에서 의의를 두자.
👩💻팀 블로그 만들기
수야가 제안하고 내가 만드는 팀 블로그 🌱
회의를 통해 벨로그나 깃 블로그 중에서 고민하였고 벨로그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커스터마이징에 좋은 깃 블로그도 고민하였다. 깃 블로그는 난이도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내가 평소에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회를 얻어 뚝딱뚝딱 만들게 되었다 😎
주말에 드라마 보면서 😋 토요일 세 시간 , 일요일 네 시간 정도 투자하여 최종적으로 만들어냈다.
뭐 별로 안 어렵구만 ~
팀 블로그에는 우리 팀이 협업하며 느낀 것과 개발하며 배운 것을 위주로 작성할 예정이다. 의미있는 블로그로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
😎 맛있게 먹고 재밌게 놀기
선릉캠퍼스에 슬슬 적응해가고 있는 요즘이다.
한식 뷔페 덕분에 살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 ;;
이번 주에는 좀 힘들었어서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푼 경향이 있는데 😑 좋지 않다. 맛있게 먹더라고 양을 조절하면서 먹는 연습을 하자.
화요일에는 제제, 레디, 타칸, 러쉬와 함께 배드민턴도 치고 맥주를 마시며 근황 토크를 했다. 힘든 참이었는데 긔여운 구라운조 크루들을 보고 이것 저것 이야기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
다음 주도 맛있게 (조금씩) 먹고 즐겁게 놀면서 행복하게 보내자. 다음 주에는 개발이 시작되니 해야할 일을 잘 리스트업하고 우테코 외의 일들도 (알고리즘 / 운동 / 영어) 꾸준히 챙겨나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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