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레벨4

[회고] 한 달 간 글을 작성하지 않은 이유 🥲 그런데 이제 레벨 3 회고를 곁들인 ...

MINGYUM 2024. 9. 9. 04:12

8월 4일을 마지막으로 회고를 작성하고 한 달 넘게 회고를 작성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레벨 3 를 지내오면서 기술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에 대해서 돌아보고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부분들을 위해 전력 질주하느라 기존에 작성하던 블로그 회고를 계속 미뤘다.

 

여러 방면에서 찍먹하면서 기술을 사용만 해보는 것보다는,

하나의 기술 (혹은 분야, 혹은 기능)에 대해 깊게 들어가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이 점을 간과하고 레벨 3 동안 기술에 주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파고드는 것보다, 서비스를 운영하며 주어진 피쳐들을 쳐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 프로젝트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 내가 어떻게 해야 주도적으로 서비스의 발전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황했다.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포인트를 구체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서만 움직였다. 자신의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어떤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가져야 할 지 혼란스러웠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방식을 이끌어내지 못해 답답했다. 

 

나의 레벨 3를 돌아보며 🌈

 

레벨 3는 내가 기술적인 성장에 있어서 병목을 겪으며 나조차도 알게 모르게 속앓이를 한 레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지내오다 3차 스프린트가 마무리 되기 전인 8월 4일 주말, 지속적으로 느끼는 답답함과 불편함에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마인드맵을 그렸다. 

 

나의 핵심 욕구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고민점들. 그리고 이에 파생되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행동들을 정리하였다. 내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말 원하는 경험과 그동안 해왔던 경험들을 비교해보니 어느정도 답이 나왔다. 내가 레벨 3에서 계속 아쉬움을 느낀 이유에 대한 결론을 내 보았다.

 


나는 왜 불만족을 느꼈는가 🧐

 

필요한 만큼만 하자. 이건 필요하지 않으니 다음에 하자. 라는 식의 접근은 우리 팀에서 기술을 대할 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다. 가장 쉬운 방식으로 최소한의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을 도입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 덕분에 우리 팀은 아주 빠르게 많은 기능을 개발할 수 있었고, 유의미한 사용자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는 레벨 3 동안 권태감을 느꼈다. 할 게 없어서가 아니었다. 내가 흥미를 느끼는 기술을 발견하고 주도적으로 파고드는 경험이 부족해서였다. 다같이 빠르게 돌아가는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는 방향에서, 나 혼자서 코드에 더 욕심을 내고 특정 지식을 학습하는 것에 매몰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딕 인 (Dig In)을 외쳐봤자, 당장 우선순위가 아니니 외면될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팀의 분위기에 맞추어 나의 욕구를 참기만 하였다. 

 

경험이 부족해 의미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지점을 찾지 못한 것도 내가 내 욕구를 드러내지 못한 것에 한 몫 했다. 나 조차도 어디를 파헤칠 지 모르는데, 마냥 "나 재미있는 거 하고 싶어 우애앵" 하고 떼를 부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내 고민과 생각을 팀원들에게 잘 전달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내 기술적인 욕심이 확실히 당장의 팀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았고 나 혼자 즐거움을 찾고 성장하려는 마인드가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두려웠다. 나를 좋지 않게 보는 팀원이 있을까 걱정되었다. 

 

팀원들과의 생활에 적응하고 우테코에서 주어진 일과를 수행하느라 나 자신을 많이 돌아보지 못했기에 깨달음은 빠르게 찾아와주지 않았다. 그렇게 레벨 3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이게 맞나" 하면서 보내던 날 중 하루를 붙잡아 멈추어 돌아본 덕에 나의 감정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멈추었기에 비로소 보였던 것들 👀

 

레벨 3 동안에 팀원들과 다같이 정한 우선순위대로 태스크를 잡고 배분받은 일을 처리하는 작업을 반복하였다. 물론 그 일이 의미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협업하여 동작하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분명히 값진 일이고, 심지어 유쾌한 팀원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새 기능을 만들고, 팀 간의 컨텍스트 공유를 위해 힘 쓰고, 팀원들과 나를 회고하며 소프트 스킬을 향상시키고,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어 회화, 알고리즘을 학습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계속 그런 느낌이 들었다. 계속 무언갈 하고 있는데 멈춰있는 기분이었다. 충분히 바빴지만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나를 더 갈아넣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주어진 것, 해야하는 것을 하는 것은 분명 의미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들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 이전까지의 수동적인 태도가 불만족의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타인에 의해서, 필요에 의해서 한 일들은 나에게 뿌듯함을 줄 수는 있지만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과정 자체가 즐거워서 몰입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주요 차이점은 주도성에 있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우리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깊게 고민하고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보았다면 더 파고 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흥미를 느꼈다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이 즐거웠고 뜻깊었을 것 같다.

 

이로 인해 확신을 얻은 것이 있다. 나는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아 공부하고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배움을 얻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레벨 1, 2를 돌아봤을 때에도 그러한 새로운 배움이나 깊이 파고든 경험들이 나의 도파민이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재미있게 공부하였다.

 


재미를 찾아 달려가기 🏃‍♀️

이러한 깨달음을 얻고 나서 어떤 것을 해야 이전의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고민하였다. 우선, 해결하고 싶었지만 "지금 해야하는 단계가 아니야"라는 말에 수긍하여 외면하였던 여러 자잘한 문제들을 찾아 리스트업하였다. 

 

그 뒤로 리스트업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서비스에 기여하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여전히 해야하는 것, 필요한 것은 있었지만 하고 싶은 것을 버리기는 싫어서 잠을 줄여서라도 파고들었다. 레벨 3 방학에도 하고 싶은 것으로 내 시간들을 채웠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잘 모르는 컴퓨터 세계의 이런 저런 지식들을 학습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적용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내면 뛸 듯이 기뻤다. 그게 사소한 에러 핸들링이어도 아예 처음 보는 개념이어도 마찬가지이다. 몰랐던 새로운 것을 아는 것으로 바꾸고, 내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영향까지 준다면 큰 만족감이 몰려왔다. "이걸 해결하고야 말겠어
"라는 의지에 기반한 학습 과정은 지식의 범위를 넓혀주었다. 잘 안풀려서 답답함도 느끼고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소소한 깨달음을 얻고, 계단을 올라가듯 차근차근 삽질을 해나가다 최종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풀렸을 때 내 손으로 서비스에 기여했다는 만족감이 크게 다가왔다. 

 

설령 내가 해결한 문제가 팀원들과 협의한 결과 리소스 문제 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상관 없었다.  나는 재미있었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값진 결과물을 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조건 어려운 것을 해야 하나? 완벽하게 모든 것을 알아야 하나? 등으로 내가 언제 즐거움을 느끼는 지 헷갈렸는데, 이렇게 실험을 해보니까 도파민을 얻는 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개발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다는 게 가장 기뻤다. 지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할 수 있게 배움을 하는 방법을 찾자라는 레벨 3의 목표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또 배운 것이 있자면 .... 😳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향성을 찾고, 행동으로 옮기고, 깨달음을 얻은 이 과정들이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문제를 인식하기 까지는 총 3차의 스프린트가 필요했고, 해결 방향성을 찾는데는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행동으로 옮기면서 적응하기까지는 3주의 시간이, 이 모든 걸 정리하면서 한 문장의 깨달음으로 도출하기까지는 꾸준히 회고를 작성하고 지금의 글을 쓰는 몇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만약 혼자였다면 이렇게 값진 깨달음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어려움을 겪을 때, 나의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조언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 가서 도움을 청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마인드맵을 그려보기 전까지 혼자서 온갖 고민을 하고 해야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큰 문제, 작은 문제들이 뒤섞여 우선순위를 찾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그러다 문득 내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인드맵을 그렸다. 사실 그러고 난 뒤에도 내가 어떤 경험에 집중하여 앞으로를 설계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를 나와 다르게 판단을 아주 명료하고 현실적으로 하는 친구에게 가서 그림을 보여주고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친구의 조언 덕분에 내가 집중할 부분을 선택하였고 내가 더 만족할 수 있기 위한 방법을 찾도록 고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혼자서 고민하기가 힘들어 케이에게 DM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사실 나조차도 뭘 해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아 어떤 질문을 할 지 모르겠어서 연락을 남기기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용기내어 조언을 구해보았고, 나에게 정말 효과적으로 작용한 좋은 답변들을 들을 수 있었다. 내용이 짧지 않았음에도 정성스레 답변해준 케이에게 너무 감사했다.

 

이후로 며칠 동안 나름대로 고민해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방식을 대강 정해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방식이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내가 답답함을 느끼는 포인트가 나의 문제인지, 환경의 문제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기의 문제인지 혼자 결정짓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 솔라 🌞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솔라는 내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인사이트를 마구마구 던져주었다. 덕분에 내가 욕구대로 가려고 했던 방향이 옳음을 확신할 수 있었고, 팀원들과도 잘 협의해서 하고 싶은 일을 많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팀원들에게 나의 욕심에 대해 털어놓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막상 말하니 팀원들도 금방 수긍해주었다. 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팀원은 아무도 없었다. 덕분에 지금은 이렇게 해피해피하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경험으로 느낀 것은,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라는 것이다. 

살면서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여전히 도움을 청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혼자 해결하려 하는 것보다 이미 충분히 고민을 해본 선구자의 조언을 듣고 식견을 넓히는 게 문제 해결에 빠르게 도움을 준다. 내가 마인드맵을 가지고 친구에게 찾아가는 시작점을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직도 혼란에 빠져 헤엄치고 있었을 것이다 🥲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지 모른다. 🔑 혼자 해결이 안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레벨 4의 방향성은 ?!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은 만큼 새로운 지식에 대한 중압감이 밀려올 것이다.

취업 준비도 병행하고, 미션에 프로젝트에, 개인적인 일들로 더 바빠질 텐데 그 와중에도 나를 잃지 말고 기록을 통해 꾸준히 관찰해나갔으면 좋겠다. 즐겁게 개발하며 경험을 쌓을 나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자.

 

레벨 4에는 우리 서비스가 하나의 소프트웨로서 더 가치있도록 하기 위해 서비스에 대한 고민과 통찰을 깊이 해보는 경험을 하고 싶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기술로 해결하고 조금이라도 서비스가 더 나아졌다는 결론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최근에는 테바의 영향을 받아 지식의 인풋을 늘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혼자 프로젝트 뒤져보며 해결할 문제를 찾는 것보다 유튜브나 책, 혹은 코치님들과 주변 크루들을 통해 개선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음처럼 쉽지는 않지만, 레벨 3에서 배웠던 교훈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배우면서 레벨 4는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주차 회고도 짧더라도 매주 잊지 않고 써보려고 한다. 

화이탱 해보자 💪